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8.11.29 14:22
언젠가 '패밀리가 떴다' 방송을 보는데 고구마 캐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출연 배우는 이미 파헤쳐진 흙을 헤치고 그 안에서 마치 마트에서 사 온 듯 한 깨끗한 고구마를 꺼냈다. 분명 그 장면은 고구마를 캐는 장면이 아니라 고구마를 흙 무덤 속에서 꺼내는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마침 캐낼 고구마가 없었던 걸까?)

리얼을 가장한 짜여진 각본.
그렇다. '패밀리가 떴다' 속의 캐릭터 설정이나 각종 상황들은 진짜가 아닌, 리얼처럼 보이도록 한 일종의 '시트콤'인 것이다. 거기에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출연자들의 애드립이나 몸개그 상황은 '덤'이다.

'무한도전'에서는 그런 제작진의 가공이 비교적 적었다. 제작진은 일종의 상황만 설정해주고, 나머지는 출연진이 '알아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에 비중을 더 두었던 것이다. 무한도전만의 몰래카메라가 바로 그런 특징 중 하나였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일정하지 않았다. 재미있는 방송도 있었지만 그와 반대로 지루했던 방송도 많았다. 그런 방송분은 마치 제작진의 게으름이나 능력미달로까지 보였다.

이에 '1박2일' '야생'이라는 설정을 통해 '리얼'은 살리면서 가공된 상황은 좀 더 첨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목적지까지의 이동 경로부터 방송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복불복'이나 다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또 출연진들이 만들어내는 돌발 상황 역시 '1박2일'을 시트콤이 아닌, 리얼 버라이어티에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그런데 '패밀리가 떴다'는 상황이 좀 다르다.
단숨에 '1박2일'의 인기를 추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의 재미는 바로 가공된 것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출연진들의 캐릭터나 여러 돌발 상황까지도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기획을 정하고, 거기에 맞추어 상황을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것이다.

물론 그런 방식은 '패밀리가 떴다' 외에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결' 역시 이미 짜여진 설정을 통하여 마치 시트콤처럼 제작, 방송된다. 하지만 그 모습은 마치 리얼인 것처럼 방송되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리얼엔 한계가 있다. 우선 재미의 한계가 발생하게 된다. 그 예가 바로 SBS에서 방송되는 '절친노트'다. '절친노트'는 정말로 오직 목적지 설정만 되어 있는 상태에서 화해할 당사자들을 불러내어 자연스럽게 화해를 해 나가는 장면을 방송한다. 물론 중간에 너무 짜여진 각본이 없다보니 지루해지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게 된다. 분명 '패밀리가 떴다'나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프로그램과는 구분되는 점이다.

그런데 그랬던 '절친노트'도 조금씩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가고 있다. 바로 '리얼'을 훼손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하여 인위적인 설정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절친노트'는 과연 그런 가공의 선이 어디까지 지켜지고,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는가에 프로그램의 성패가 달려있겠다. 문제는 출연자들이 이미 짜여진 각본에 맞추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각본은 그들의 '리얼'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발산 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패밀리가 떴다'는 이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미 처음부터 캐릭터나 상황을 짜여진 각본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어 방송하다보니 그 이상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즉, 처음엔 재미있었지만 계속 다양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못하다보니 똑같은 것만 반복되게 되고, 재미는 점점 지루함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좀 더 '리얼'인 부분이 많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출연자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다보면 제작진이 예측할 수 없었던 변수가 발생하고, 그것이 프로그램의 재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떴'은 이미 출연자들이 처음부터 가공된 캐릭터 안에서 연기를 하다보니 진짜 '리얼'의 상황에 한계가 온 것이다.

과거 '순풍산부인과'나 '거침없이 하이킥'등의 인기 시트콤들의 수명이 더 오래 갈 수 없었던 것은,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들의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밀리가 떴다' 역시 조금씩 그런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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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쌍기역 2008.11.29 14:28 신고  Addr  Edit/Del  Reply

    공감합니다 ㅎㅎ 추천!

  2. 저역시 2008.11.29 20:35 신고  Addr  Edit/Del  Reply

    공감합니다.리얼버라이어티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에게 처음엔 패떴의 설정된 시트콤식 상황과 캐릭터가 신선했을 지 모르지만 갈수록 억지스런 부분이 보이며 가식적으로 보여집니다.재미도 갈수록 없어지구요..공감가는 글입니다.

  3. 이정도수준의 2008.11.29 21:36 신고  Addr  Edit/Del  Reply

    글이 메인에 올라왔다는 것 자체가 시트콤이네 ㅎㅎ

    고구마 캐는 장면 하나로 지금까지 모든 상황을 다 짜여진 각본으로 생각하는 수준의

    사람이 블로거 뉴스란 메인에 올라올 정도의 자격은 없는듯한데

    윗분들 글케 생각하면 무도 1박 패떳 전부다 짜고치는 고스톱이지요

    생각하는 수준들이 원~

  4. 프프프 2008.11.29 21:43 신고  Addr  Edit/Del  Reply

    고구마 캐본신적 없는듯;; 아무리 흙속에서 나오는거지만 흙을 조그만 털면 그 정도 고구마가 됩니다.
    순풍산부인과는 3년 넘게 인기를 끌었죠. 굳이 리얼하게 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상황설정을 보다 재미있고, 정교하게 만들면 되죠. 패밀리가 떳다는 처음부터 '리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멤버들의 상황설정에서 재미를 준거죠. 리얼이 넘쳐나는 지금 굳이 패밀리가 떳다까지 리얼로 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5. ... 2008.11.29 23:06 신고  Addr  Edit/Del  Reply

    패밀리가 떴다는 지역을 방문해서 지역민들과의 소통은 완전히 차단시킨 채 그들만의 게임을 하며 그들만의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예전에 그곳에서 언더영화를 기획하던 비주류영화인의 목격담도 있었죠.날 것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보다는 인위적이고 가공된 인스턴트 식품 같은 프로그램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첨엔 맛있지만 자꾸 먹다보면 질리는 맛,게다가 출연진 출연료는 후덜덜 그 자체더군요..김수로 1200,이효리1000,유재석 900만원등 멤버 구성원들 출연료가 제작비 3분의 2를 차지하는 듯.참고로 패떴은 회당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드는 프로로 공식 확인된 바 있습니다.재미만 있으면 출연료 쯤이야 넘기는 분들도 많겠지만 콘텐츠 보다는 초호화출연진 혹은 특급게스트로 승부보려는 질보다 양에 치중하는 모습이 반감을 사게 됩니다.

  6. ........ 2008.11.30 00:31 신고  Addr  Edit/Del  Reply

    솔직히 일박빠같아요

  7. 에궁.. 2008.11.30 00:52 신고  Addr  Edit/Del  Reply

    고구마 안캐보신듯~ 고구마 캘때 원래 살짝 털어주면 깨끗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예능은 웃으라고 만드는 프로인데요.. 뭐 체험 삶의 현장을 기대하신 건 아닐테고?

  8. 김성미 2008.11.30 02:21 신고  Addr  Edit/Del  Reply

    알게 모르게 설정이 있었던건 누구나 알았던거지만..
    이젠 아주 대놓고 설정하던데..리얼이란 단어가 무색하게 말이죠
    천데렐라가 호응을 얻는다 싶으니 제작진들 아주 시나리오를 시청자무시하고
    써버렸네요
    천데렐라를 팀별로 배치하다니...쯧
    유재석 바지올려달라한거또한 참 유치합디다

  9. 2009.01.12 16:1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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