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8.11.26 17:57
10 여년 전의 '종합병원'이 크게 히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드라마만의 개성과 매력이 넘쳐 흘렀기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처럼 매 회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펼쳐졌으며 그 때까지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캐릭터와 이야기 구조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겼던 것이다.

그리고 10년이 훨씬 더 지났다.
이미 그 시절의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여러 나라의 영화와 드라마에 눈높이가 올라가 있다. 그럼에도 종합병원2는 그 시절 이후의 종합병원 이야기를 다시 이어 나가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드라마를 이야기해보자.


- 왜 주인공은 덜렁이어야하나?

실수투성이에 사고뭉치 진상인 최진상(차태현). 그리고 그와 반대되는 엘리트적인 인물 둘이 출연하는데 바로 백현우(류진)와 정하윤(김정은)이다. 아마도 드라마는 이 셋의 대립되는 캐릭터적인 면을 비교시키며 이야기를 극적으로 보여줄 듯 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설정이 신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수 투성이지만 인간적인 사랑을 내뿜을 줄 아는 최진상. 완벽하지만 그런 것이 좀 모자란 백현우. 반면 하윤은 환자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다. 이런 뻔한(?) 캐릭터 구성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 이미 다른 드라마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태클을 하나. 과연 이렇게 덜렁거리는 사고뭉치가 대학병원의 외과 레지던트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시청자들은 놀랄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직업인데 이렇게 실수가 많아서 과연 외과의를 할 수 있을까? 글쎄다... 실수하는 것은 성격적인 천성인데 말이다.

태클 둘. 그리고 무려 100억짜리 프로젝트를 위한 무균 돼지다.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작업에 사고뭉치 덜렁이 인턴을 심부름 시키나? 이 드라마는 너무 작위적인 설정으로 억지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 서울에서 택시가 안 잡힌다고?

아마 전세계 도시들 중에 서울처럼 택시가 많은 곳도 드물 거다. 솔직히 그냥 큰 길로 나가 손만 들어도 10 에 7번은 바로 택시를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아가씨, 택시가 안 잡힌다고 지나가던 앰블런스를 세웠다. (- -) 미친 것 아닌가?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있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사법고시까지 패스했다는 여자가 이런 비 상식적인 일을 벌이다니! 
혹시 정하윤은 '신'의 딸? 그냥 막 달려오는 구급차 안에 환자가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전혀 말이 안된다. 너무나 코미디 같은 상황에 할 말도 안 나오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만약 내가 근처에 있었거나 구급차 기사였다면 그 자리에서 정하윤 싸대기를 날렸을 것이다. 아니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 사시까지 패쓰한 사람이 그것도 몰라?!

'코드 블루'. 응급실 안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그런데 이 병원 의사도 아닌 하윤이 응급실을 휘저으며 진찰을 하고 있다. 물론 그녀의 열정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그런 장면이지만 역시 현실적이지 못한 장면이다.
그녀는 '사법고시'를 패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냉철한 판단력과 치밀한 논리력이 뒷받침되어야한다. 즉, 무작정 이렇게 법을 어겨가며 떼를 쓰는 모습은 현실에서 존재할 법한 그녀의 모습과 전혀 합치되지 않는 것이다.

사시까지 패쓰했다면 의료법에 대하여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터.
이곳은 대학병원 응급실이다. 아무리 환자가 많아도 박사급 전문의에 레지던트들까지, 긴급상황에 투입될 의료진은 충분하다. 하지만 만약 그럼에도 의사의 손이 모자르다면 정식으로 병원 관계자를 통해 의료행위에 대한 허락을 받고 치료에 들어가면 된다. 만약 병원이 그녀의 실력을 알 수 없어 허락할 수 없고 하윤은 안타까움에 어쩔 수 없이 치료에 나섰다면 그런 것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 하지만 드라마의 연출은 그녀의 그런 행위에 대한 당위성 부여에 실패했다.



- 그럼에도 볼만한 장면은 있다!

2회에선 유괴범을 둘러싼 하윤의 심적 갈등이 묘사되었다. 하지만 이 장면 역시 스토리를 위해 너무 작위적 설정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사실적인 수술 장면과 1편과의 연결고리들, 그 외 다양한 캐릭터들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응급의학과 스텝인 도지원(송혜수역)의 연기는 정말로 카리스마 넘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역할을 훌륭하게 잘 소화해내고 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보자면 주인공인 차태현과 김정은만 빼고 나머지 배우들의 캐스팅은 매우 적절해보인다. 하지만 차태현과 김정은은 캐릭터 자체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떨어뜨린다. 배우들이 연기를 못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인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은 대본의 총체적인 문제와 함께 이 두 배우의 기존 이미지가 완전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의사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종합병원2는 2회를 방송했다.
뻔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것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싶다.

오직 과거 '종합병원'의 영광에 대한 추억...
종합병원2는 그 이상이 되기엔 어려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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