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8.11.25 01:17
오늘 어느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니 지상파 PD들이 모여 한국 드라마 산업의 몰락에 대한 간담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는데... (- -) 솔직히 지금의 한국 드라마 시스템의 문제는 일정 부분 PD들의 책임도 있다. 도대체 누구에게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인지...(- -) 솔직히 나는 시청자의 입장이지만 나름 그 원인과 대책을 생각해봤다.

우선 '한국 드라마 산업의 붕괴' '한류의 몰락'은 크게 두 가지에서 그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스타 작가와 스타 배우의 몸값 상승이다.

예전에는 무조건 드라마를 만들면 무조건 광고가 붙었다지만 그건 이미 80년대 이전의 얘기다. 광고 시장과 마케팅 전략 자체가 계속 발전하고, 새로운 미디어와 인터넷이 계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전성기만 그리워하는 것은 아주 바보같은 짓이다.

TV드라마는 대중예술이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드라마는 광고적 효용 가치가 없다. 때문에 드라마는 다분히 상업적일 수 밖에 없다. 과연 누가 시청률 한자리의 TV문학관 같은 작품을 보려고 하겠는가? 드라마의 상업성 진화는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1차적으로 드라마는 작가가 만든다는 것이다. 즉, 대본이 제일 먼저 재미있어야하고,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방송계에서 이렇게 대중 흥행코드를 완벽하게 읽어내는 작가는 손에 꼽는다. 흔히 말하는 '스타작가'다.

물론 능력있는 신인 작가를 계속 발굴하고 육성시키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왜 그럴까?

지상파 방송국은 해마다 드라마 작가 발굴을 위한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모전의 심사 시스템을 보면 좀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해마다 수천 개의 작품을 접수 받으며, 그 작품들에 대한 1차 심사를 일선 PD들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일부 혹은 상당 수의 PD들은 심사 도중 자신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만한 괜찮은 작품이 발견되면 따로 빼 놓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며, 마치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나쁜 짓'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현행법 상 이런 아이디어에 대한 도용은 법적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 물론 국제적 기준으로 보자면 다른 사람의 작품을 참고하는 것은 무조건 '표절'에 해당된다.

제일 중요한 작가 등용문인 공모전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다보니, 일선 PD들이 탐내는, 즉 자료로 활용할만한 신선한 작품들은 모두 그들의 책상서랍으로 사라지고, 상위 심사 단계로 올라가는 작품들은 운이 좋거나 혹은 그저 그런 작품들만이 올라가게 된다.

재미있는 드라마는 아무나 쓰지 못한다. 창작능력이 있어야한다. 당연히 재미있는 소재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재미있는 드라마도 쓸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작품을 쓰는 대부분의 신인 작가지망생들의 작품은 베낌의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상을 하지 못하는 PD와 작가가 만나 교과서적인 작법을 입히고 껴맞추어 새로운 드라마를 내놓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작품이 재미있을리 없다.

천재는 천재만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축구천재 박지성선수를 히딩크만이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국내엔 그를 알아볼 수 있는 그릇의 감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방송계가 그렇다. 정말 드라마를 재미있게 만들고 쓸 수 있는 작가가 등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 방송계는 그 결과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모전 심사 방식부터 투명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응모된 작품은 무조건 심사 후 반환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심사는 일선 PD가 아닌 다른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표절'의혹을 최대한 차단시킬 수 있어야한다. 또 그 객관성을 키워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응모된 작품을 돌려주지 않는 공모전. (- -) 대한민국의 지상파 방송국의 공모전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능력있는 천재 작가들이 계속 탄생할리가 없다. 오죽하면 최완규 작가가 자기 회사를 만들어 신인 작가들을 직원처럼 뽑아 1년에 여러 편의 드라마에 자기 이름을 올리겠는가. 매우 씁쓸한 현상이다.

그리고 방송국은 이런 작가 공모전을 공채시험처럼 운영하여 정말 뛰어난 작가가 뽑힐 수 있도록 그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물론 그것은 작가 선발에 토익 몇 점 등 시험 점수를 따지라는 얘기가 아니다. 천재작가는 넘쳐나는데 방송국은 그런 천재작가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일부 스타배우의 집중현상도 마찬가지다. 스타 배우의 몸값이 비싼 이유는 그들이 출연해야 제작자가 붙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초반 시청률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타 배우의 출연료는 너무 비싸다. 왜 그럴까? 물론 스타작가가 너무 적다보니 스타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배우들 역시 능력 있는 신인 배우의 등용을 등한시한 결과이기도 하다.

과연 모든 드라마들이 제작 전에 신인 배우의 등용을 위해 철저한 오디션을 제대로 거치기나 하나? 또 공채탤런트들은 어떤가? 뽑아놓고 과연 제대로 활용은 하고 있는지? 이미 이런 과정을 일부 연예기획사가 마치 대행하듯이 행하고 있다. 그 결과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재능있는 신인들은 모두 외주사나 매니지먼트사의 소속이 된다. 결국 이런 회사의 협조 없이는 드라마 제작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렇듯, 어쩌면 이런 현실을 지상파 방송국의 PD들이 스스로 만든 것일지 모른다. 공모전 응모작의 아이디어 도용을 통하여 신인 작가들의 씨를 말리고, 스스로 신인 배우의 등용을 외주사에 의존한 결과 한국 드라마의 위기를 자초하게 된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국이 살아남으려면 스타 작가와 스타 배우의 권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국 스스로 스타 작가와 스타 배우를 최대한 많이 배출하는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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