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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정치 돋보기

대선 패배 책임은 민주당과 안철수 모두에게 있다

by go9ma 201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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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은 무엇을 잘못했는가.

 

결과론적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문재인 카드로는 힘들지 않았나?

처음부터 격차가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따라왔지만 결국 반전에는 실패했다.

 

사실 '반전'이 쉬운 것은 아니다.

언론이 여권에 장악된 마당에, 도대체 무엇으로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을까?

결국 국정원 여직원 카드 역시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정치공학적으로 계산을 해봐도 문재인이 지는 것으로 나왔다.

결국 민주당은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당시를 떠올리며 드라마틱한 반전을 상상했나 보다.

 

물론 문재인으로도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선이다. 반드시 야권이 이겨야할 목적이 있는 대선이었다. 때문에 낮은 가능성으로 도박을 한 것은 분명 민주당의 실수다.

 

이미 대안 카드도 있었다. 바로 안철수다.

더군다나 안철수는 중도층과 보수권 일부까지 장악할 수 있는 후보였다.

그리고 오히려 안철수를 민주당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는 것이 이번 대선에서 더 유리할 수도 있었다. 민주당 후보면 무조건 찍지 않는 유권자들도 많으니깐...

 

때문에 민주당은 좀 더 일찍 적극적으로 안철수에게 러브콜을 보냈어야했다.

눈치보지 말고 대화와 설득으로 후보간 토론이나 단일화 협상을 훨씬 더 일찍 시작했어야한다.

 

그리고 안철수.

안캠프측도 이미 알고 있었다. 안철수만이 야권의 승리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안철수는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발언도 했었다.

 

그런데 여유 시간이 없는 시점에서 이루어진 후보 단일화 협상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내가 지켜 본 안캠프는 마치

 

'안철수 카드만이 이번 대선을 이길 수 있으니 단일화 과정은 형식일 뿐이고,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하자'

 

는 무언의 압박 같았다.

하지만 이건 안철수측의 잘못이다. 아무리 현실이 그래도 정치적 협상은 협상이다.

당연히 상식적으로 따라야할 과정이라는 게 있는 것이다.

 

어쩌면 안철수는 민주당의 조직력을 걱정했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조직을 가동하면 조직이 없는 안철수는 협상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그래도 그것은 안캠프가 자신의 능력으로 넘어야할 산이지, 그것을 너무 쉽게 우회하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정 민주당의 조직이 걱정이었다면 그것을 배재 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해도 되지 않는가.

 

물론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억지로 안철수를 사퇴시킨다고 문재인 카드로 쉽게 이길 수 있는 대선이 아니라는 걸 알지 않나? 결국 민주당 역시 작전상 안철수를 선택하려면 무리한 꼼수를 부릴 수는 없는 일이다.

 

어차피 안철수가 넘을 수 없으면 문재인도 넘을 수 없다.

그러나 문재인은 넘지 못하더라도 안철수는 넘을 수 있다.

 

그런데 안철수는 막판에 스스로 사퇴해버렸다.

단일화하기엔 시간도 너무 촉박했을 뿐더러 이미 안철수는 사퇴를 생각한 상태였다.

왜 그랬을까?

 

이런 급작스러운 사퇴 역시 민주당에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실 보면 마치 민주당에게 삐친 안철수가 스스로 사퇴를 하며 판을 깨는 모습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안철수 역시 단일화 가능성 50%를 가지고 있었다.

또 사퇴할 바에야 단일화 협상을 통해 탈락하면 문재인에게 더 유리하지 않겠는가?

어차피 대의가 정권교체이니 말이다.

 

그런데 안철수측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안철수 스스로 사퇴를 해버렸으니 안철수 역시 이번 대선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 절반이 있다고 하겠다.

 

안캠프가 상황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좀 더 기민했어야 한다.

협상 전부터 민주당을 압박하고 분위기를 장악하려 했던 것이 오히려 안캠프에겐 독이 되지 않았나 싶다. 어차피 그것은 단일화 이후에 했어야하는 것이 아닐까?

또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가 단일화후보로 뽑히기 위해서는 일찍 서둘렀어야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안철수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안캠프는 총체적으로 작전에 실패했다.

단일화 과정의 작전을 잘못 짠 것이다.

 

또 민주당 역시 안철수를 대선에 끌어들이지 못한 책임이 있다.

 

 

 

대선은 그렇게 끝났다.

선거 과정에서 부정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재투표할 일이 없다면 박근혜가 다음 대통령이다.

 

어쩌면 민주통합당이나 야권에겐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내년엔 전 세계적인 경제공황이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것을 넘어야한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위기를 잘 넘을 수도 있으나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결국 그 책임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게 돌아갈 것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 5년이 끝나면 '선거의 여왕'도 정계 은퇴를 한다.

새누리당이 또 사고치면 과연 누가 나서서 새누리당을 구원할 것인가?

만약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처럼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친박계 인사나 친이계 인사 모두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이명박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많이 잃었으니 은퇴 이후라도 정계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박근혜 역시 국정 운영을 잘하지 못한다면 은퇴 이후에 정계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반면 야권엔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많다.

또 손석희나 조국 교수처럼 아직 정계에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도 많다.

오히려 야권은 인물이 너무 많아서 문제다.

 

위기는 곧 기회다.

야권에게 이보다 더 배경이 좋을 수는 없다.

문제는 민주통합당과 진보정당이 정신을 차려야한다는 것이다. 내부 계파 싸움은 내부싸움이고, '당'으로 뭉칠 땐 확실하게 뭉쳐서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철수 같은 인물이 다음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오는 일은 없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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