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지금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복잡한 사연이 있을 겁니다.
그는 기성 정치계에 순응하지 않고 '바른 소리'를 했던 '진짜' 정치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에 편입될 수 없었습니다. 한국 정치를 제대로 바꾸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통합진보당'이었습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은 유시민의 기대와는 다른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조차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진보' 정치세력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으며, 그것은 결국 유시민과 국민참여계 덕분이라고 해야겠지요. 지난 통합진보당의 분당 사태는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진보정치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된 것이죠.
그런 그가 직업 정치인의 길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요?
사실 그는 누릴만큼 누렸습니다. 국회의원과 장관, 창당까지 해봤으니 이제 정치인으로 남은 목표는 오직 하나, '대통령' 뿐입니다.
유시민에게 '대통령'이란 자리는 결코 단순한 개인의 '권력'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이 꿈꾸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의 단 한 명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자리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떨어진 이후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어차피 주류 정당 소속이 아니니 서울시장 선거는 어렵고, 그나마 대권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선 경기도지사가 그 다음 카드인데 김문수에게도 밀렸으니 대중 속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파이가 어느 정도인가를 고민했을테지요.
결론은, 이대로는 대통령까지 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안철수가 나타납니다.
직업 정치인도 아니고, 단지 예능 프로에 한 번 나왔을 뿐인데 단 번에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또 '나는 꼼수다'도 나타납니다.
직업 정치인도 아닌 4명이 모여 잡담하듯이 떠드는 팟캐스트 방송이 대히트를 치고, 대한민국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이죠.
이에 유시민은 두 가지 결론에 도달했을 겁니다.
첫째, 대통령이 되기 위해 꼭 직업 정치인을 해야할 필요는 없다.
둘째,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곧 권력이다.
또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직업 정치인이 아닌, 정치계 밖에서 '논객'으로 활동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계에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을 겁니다.
유시민에게 '대통령'이란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자리일 뿐이지, 개인적인 권력 욕심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일반 논객으로 활동하며 대중의 여론 중심에 선다면 그는 대한민국 정치권에 대통령과 맞먹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결국 나라 발전과 국민 행복이라는 목표에는 도달하는 것이니 그는 그것에도 만족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그는 대중과 소통할 방법을 찾을 겁니다.
우선은 집필 등을 통해 책 출판도 할 것이고요, 무엇보다 방송 활동으로 그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상승시켜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공중파 토론이든, 예능이든, 케이블이든 간에 자신의 목적과 부합한다면 그는 기꺼이 '방송인' 유시민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어차피 정치는 '도박'입니다.
올인하여 판을 이기면 세상을 얻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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