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드라마 초반, 수상한 가정부 박복녀와 아이들 간의 갈등이 너무 진부합니다.
학교 폭력, 이성 문제, 가족간 갈등 등을 통해 박복녀와 아이들이 신뢰감을 형성해가는 에피소드들이 그다지 재미도 없고, 감동도 많이 떨어집니다.
또 이야기 속에서 일본식 정서가 많이 느껴지는데요, 너무 원작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좀 더 한국적 정서가 담긴 에피소드로 각색이 필요했는데 그점이 아쉽습니다.
그 때문에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동화되지 못하고, 그것이 바로 시청률로 연결된 것이겠죠.
또 이 드라마의 핵심 포인트는 박복녀의 비밀과 진짜 살인범을 추적해가는 과정일텐데요. 그것이 극의 후반부에 와서 표면으로 드러난 점도 문제입니다. 좀 더 일찍 이런 갈등구조가 드러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드라마 이야기는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합니다.
박복녀의 원수를 찾아 복수하는 것이냐 아니면 윤송화와 대결에서 아이들 엄마의 원수를 갚을 것인가.
그런데 드라마는 중후반부에 와서야 박복녀의 원수 찾기가 시작됩니다.
또 윤송화가 박복녀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것도 쌩뚱 맞습니다.
박복녀의 눈빛엔 변함이 없는데 윤송화는 박복녀가 은상철과 연결될까봐 경계를 합니다.
(물론 13화에서 그런 우려는 현실이 됩니다만)
차라리 극 초반부터 박복녀와 윤송화와의 경쟁 구도가 시작되고, 박복녀의 사연도 좀 더 일찍 노출되어 다른 에피소드 전개로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어땠을까요?
박복녀는 꽤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나, '여왕의 교실'에서 고현정과 비슷하게 냉정하고 차가운 캐릭터지만, 또 비슷하게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박복녀는 또 다른 매력이 풍깁니다.
드라마를 전반적으로 코믹하고 긴장감 있게 이끌어가야하는데 드라마 분위기는 너무 신비주의로 몰아갑니다. 이 역시 드라마의 실패 원인이라고 봅니다.
한국적 정서를 담아, 한국적인 스토리로 새롭게 각색했어야하는데 그런 것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죠. 너무 일본 정서에, 일본적인 스토리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 드라마보다 우리나라 드라마의 방송횟수가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일본 원작 드라마인 '가정부 미타'는 11부작인데 비해 우리나라 '수상한 가정부'는 그 두 배에 가까운 20부작입니다.
때문에 새로운 스토리 라인이 필요한데 너무 일본 원작 드라마 스토리 라인을 따라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조한 시청률이 너무 안타까운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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