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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으며 방송된 '무한도전'의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김태호PD는 어려운 가요계를 위해 가요제를 기획하게 되었단다.
하지만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가 과연 어려운 가요계를 위한 것이었을까?
- 이하 모두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
우선 가요제란 무엇인지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에게 익숙한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 그리고 그 외에 인기 있었던 가요제 대부분은 기성 가수들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신인 가수와 작곡가 발굴이 그 목적이었다.
새로운 음악 그리고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등용문 역할을 하여 가요계를 발전시키고 음악산업에 활력소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방송된 '무한도전'의 '올림픽대로 가요제'는 좀 다르다.
이미 성공하고 유명해진,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그런 스타 뮤지션들과 무한도전 멤버들을 함께 듀엣으로 만들어 가요제를 연 것이다.
윤도현의 YB밴드, 소녀시대의 제시카, 에픽하이, 노브레인, 애프터스쿨, 이정현, 타이거JK 등 이미 대중에게 잘 알려진 뮤지션들이 함께 했으며, 윤종신씨 등 유명 작곡가들까지 작곡 작업에 참여했다.
이쯤 되면 어차피 신인발굴과 새로운 작곡가 찾기는 물건너 갔다.
물론 유명 뮤지션들이 도와 음원의 수익금이 발생하면 좋은 곳에 쓴다지만 이번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는 재능있는 가수나 작곡가를 발굴한 것도 아닌, 그저 이미 성공한 기성 뮤지션들의 활동 영역 확장만 해준 모습이 되었다.
어쩌면 방송국쪽에선 유명 뮤지션들이 함께 해주니 시청률 면에서 고마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유명하고 한국 가요계 탑을 달리는 이런 뮤지션들이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에 나왔다고 해서 우리나라 가요계에 도움이 될까?
그저 힘 있는 연예 기획사와 이미 명성을 얻은 연예인들의 홍보 무대가 된 거 같아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꼭 예능이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한다고 더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에 제작 과정도 그리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다.
차라리 이번 방송분을 '진짜 신인 찾기' 를 위한 가요제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이 해야할 일은 그런 가능성 높은 진짜 신인 뮤지션을 발굴해내는 것이다. 대형 기획사가 아닌, 직접 오디션이나 심사를 통해 새로운 인재를 무한도전 멤버들이 발굴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지난 '돌아이 특집'처럼 돌발 변수를 통한 웃음도 얻고, 능력있는 신인 뮤지션도 발굴하여 가요계에 활력을 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지난 시절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해마다 열렸던 각종 가요제들이 없어진 이유는 일부 비리에 얼룩졌기 때문이다.
심사에 금품이 오가고, 공정하지 못하여 결국 능력있는 신인을 발굴하지 못해 국민들의 외면을 받아 폐지가 된 것이다. 원래의 목적이 변질되니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만약 '무한도전'이 정말로 가요계를 생각하고 가요제를 만들 생각이었다면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이번 방송분은 그저 유명 뮤지션들과 무한도전 멤버들이 만나 재롱을 부린 것이 되었다. 이것은 가요제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재롱 잔치에서 히트한 일부 음원들은 수익을 창출하여 좋은 곳에 쓰이겠지만 이번 가요제 과정과 결과가 가요계에 어떤 도움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동안 각종 구설에 시달리던 소녀시대의 제시카가 이번 무대를 계기로 이미지를 회복하게 되었다. 또 타이거 JK 또한 이번에 대상을 타면서 대중의 집중 관심에 오르게 되었다.
그 또한 어떤 면에서는 일부 부유한(?) 연예인 구하기이니 가요계에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것이 과연 가요계 전체 에 어떤 도움이 될런지는 의문이다.
한 해 평균 우리나라에서만 발매되는 음반의 종류는 약 1만장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 음반 수만큼 우리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사라지는 음원과 뮤지션 또한 아주 많다는 얘기다.
무한도전의 다음 가요제에선 정말 가요계를 생각한 그런 기획이 뒤따라주었으면 한다.
P.S. - 여기서 말하는 '힘 있는 연예 기획사' 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물론 소녀시대 제시카처럼 진짜 대형 기획사 출신도 있지만 연예기획사 규모는 몇 군데를 제외하곤 대부분 고만고만합니다. 일반인들에겐 혼자 독립해서 사무실 내어 활동하는 것과 별반 차이 없게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그래서 '힘 있는 연예 기획사'는 이미 유명해진 연예인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미 명성을 얻은 연예인은 그 자체가 파워고, 권력입니다. 일반인 분들은 연예계에 대해 잘 모르죠.
알려지기 전엔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로비까지 합니다. 최대한 노출되어야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미 알려지고 연예인 당사자가 하나의 상품으로 인정을 받으면 그 다음 부터는 방송에 돈을 받고 출연합니다. 완전히 반대가 되지요. 신인 땐 PD에게 조아리지만 유명해지면 PD가 직접 찾아와 출연해 달라고 조아립니다. 이게 방송이고 연예계입니다.
이미 유명해진 연예인들은 자신의 명성과 축적된 부를 이용해 인맥을 형성하고 역시 방송계에 로비하기가 쉬워집니다. 굳이 '무한도전'에 로비하지 않았더라도 운 좋게 '무한도전'의 출연 제의를 받았다면 역시 연예인 자신의 명성과 인맥이 작용했기 때문이겠지요.
대한민국에는 일반인분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은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뮤지션들이 존재합니다.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노브레인이나 YB밴드, 타이거JK가 부(?)와 명성을 가진 연예계 권력으로 비춰질 정도로 무명의 연예기획사와 연예인들은 정말 초라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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