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승기가 처음 가수로 데뷔했을 때도 이런 비슷한 중압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데뷔 땐 일정기간 트레이닝 기간을 거치니까요, 사실 사회생활이라기 보다는 학교 교육과 비슷한 점이 많았을지 모르죠. 트레이닝 기간은 일종의 수업이고, 데뷔 무대는 그것을 검증하는 시험 쯤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도 감독님이나 선배 연기자분들 눈치는 봤겠지만 사실 연기 땐 자기 분량만 소화하면 되기 때문에 지금과는 상황이 좀 달랐을 겁니다. 또 주연 배우로 등극한 이후에는 아무래도 자신의 위상이 올라가니 실수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 했겠죠.
그런데 '꽃보다 누나' 에서 승기는 엄청 어려워 합니다.
누나들 챙기느라 너무 힘들어하지요.
승기는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요?
우선 낯선 배낭여행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입니다.
처음 가이드라는 것을 하는 것도 문제고, 더군다나 해외 배낭여행입니다. 승기가 실수하면 다 같이 고생을 하게 된다는 중압감이 크겠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아직 경험이 미숙한 나이인데 이런 배낭여행과 마주하니 그에 따른 공포와 걱정이 대단할 겁니다.
사실 승기 나이에 저렇게 해외여행 나가면 헤매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더 큰 실수와 더 큰 고생을 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승기는 누나들을 엄청 신경씁니다. 특히 나이 많은 선생님 두 분, 윤여정과 김자옥씨를 엄청 두려워하지요.
이건 연기할 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연기를 할 땐 NG만 안 내면 되지만 여행에서는 두 선생님의 모든 것을 챙겨야합니다.
하루 종일 어렵고, 무섭고, 까다로운 연기 선배님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승기에게 이들은 직장 상사나 다름 없는 것이죠. 우리가 하루종일 회사에서 일하며 직장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듯이 승기는 지금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또 두 선생님은 승기를 이해하기 보다는, 방송에서는 실수할 때마다 쿠사리를 줍니다. 단지 그게 재미있어서일까요? 물론 방송 내용 때문에 일부러 그러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뭔가 잘못을 하고 실수를 했을 때 그것에 대해 꼬집어주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기 때문이죠.
보면 승기가 잘했을 땐 선생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칭찬을 해주면 그만큼 힘을 얻어 사기가 오르게 되고, 더욱 노력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습니까?
보면 나이 드신 선생님들과 김희애씨는 이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녀들은 이미 아이를 양육하면서 그것을 터득했다고 봐야합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토대로 승기를 이끌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꼭 필요합니다. 아이의 사회성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보면 이런 건 알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본능적으로 나오는 거 같습니다.
승기도 지금은 어렵지만 이것을 거치고 나면 윗사람 어려운줄 알게 되고, 또 아랫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를 몸으로 터득하게 될 겁니다.
승기는 이 여행을 경험으로 한 층 성숙해지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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