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1박2일' - 김주혁의 애드립을 위한 조언

by go9ma 2013. 12. 17.
반응형

 

 

'1박2일' 시즌3가 3회 방송을 맞이하였습니다. 1회와 2회는 시청률 상승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는데요, 3회 때는 상승세가 꺽이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네요.

 

차태현과 김종민은 이미 캐릭터가 잡혀 있고요, 김준호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개그맨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되고, 데프콘과 정준영도 캐릭터를 잡아가는 반면 문제는 김주혁입니다.

정극 배우 출신이라 예능 프로 진행 분위기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있지요.

 

예능을 잘하면 순간의 기지와 감각, 애드립이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매 순간 기회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애드립으로 잘 살려서 웃음을 한 번 더 주느냐가 관건이지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켜야할 공식이 존재합니다.

위 장면은 3회 처음, 차태현팀과 김종민팀으로 나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다들 김종민을 멀리하고 차태현과 한 팀이 되려고 하지요. 그러면 이 때 김주혁씨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까요? 이런 상황 또한 아주 잘 살릴 수 있습니다.

보면 이미 차태현씨에게 데프콘과 정준영이 붙고 있습니다. 여기에 김주혁씨까지 가담하면 큰 형님으로써 모양도 빠지고, 상황이 썰렁해질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김종민씨를 무능한 왕따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이 땐 차라리 김주혁씨가 당당히 나서서 '난 종민이' 하며 김종민씨를 선택해야합니다.

그러면 다른 멤버들은 이런 반응을 보일 겁니다. '어, 왜요?' '형님이 잘 모르시나본데 거긴 아니에요.' 뭐 이런 반응들이 나올테죠.

이게 김주혁씨는 결정적인 한방을 날릴 수 있어야합니다.

시즌2를 열심히 봤다면 차태현씨는 불운의 아이콘입니다. 만약 김주혁씨가 시즌2 모니터링과 연구를 하셨다면 충분히 간파할 수 있는 것들이죠. 그리고 다른 멤버들에게 한마디 날립니다.

 

김주혁 : (비웃으며) 너네들이 잘 모르나본데... ㅎㅎㅎ (데프콘과 정준영을 보며) 이 친구들 시즌2 모니터링 잘 안했구만...ㅋㅋㅋ (제작진 보며) 됐네요. 이렇게 차태현씨랑 한 팀 만들어주시고요, (김준호에게) 우린 이렇게 한 팀 하자구. (데프콘과 정준영 보며) 게임 한 번 해봐. 맛이 어떤지는 먹어봐야 알지... ㅎㅎㅎ

 

이런 멘트를 날려주면 순간 데프콘과 정준영은 표정이 싸늘해집니다. '어, 이건 뭐지?'하는 표정을 짓겠죠. 그리고 이어서 어떤 멘트나 반응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또 애드립을 이어가시면 되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이런 행동이나 애드립을 했을 때, 상대방이 애드립으로 맞 받아칠 수 없는 애드립을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애드립을 해도 다른 멤버가 그걸 이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애드립을 해줘야 상대방이 그걸 살려서 넘어갈 수 있는 거죠. 상대방이 어떤 대답을 할까까지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김주혁씨는 가능성 있는 멘트를 날려주고 그에 따라 어떤 반응이 오는지만 관찰한 뒤 역시 가능성을 열어둔 멘트를 맞받아주는 게 포인트죠.

순발력이 따라주지 않을 땐 '잠깐!', '이 사람들이...' 이런 멘트로 1초~3초 정도를 번 다음에 그 사이에 적당한 멘트를 찾아 해주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시민이나 다른 연예인과의 통화에서 버림 받는 경우.

 

김주혁 : (제작진에게 진지하게) 혹시, 나 몰래 짰어요? 나 속이기로 한 몰카야? 아니면 전 국민이 나 하나 속이기로 짠 건가? 아니, 나 몰라? (눈이 커지면서) 내가 정1품 대광보국승록대부 어의 허준이야! 허준이라고!

 

김주혁씨는 정극 배우셨는데요, 예능에서 꼭 나만의 캐릭터를 새로 만든다기 보다는 기존에 연기하셨던 인물의 연기를 하시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아니면 유명했던 대사를 활용하는 것도 좋죠. 김주혁씨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또 지금까지 예능에서 그런 걸로 웃음을 준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아마 이정 부분은 통할 거라고 봐요. 허준이나 방자전 같은 사극으로 유명하시니까요. 이런 사극을 설정극으로 중간중간 잘 살려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특히 차태현씨나 김준호씨가 이런 사극 설정에 맞짱구를 잘 해줄 테니까요. 그런 걸 잘 살려야겠죠. 아니면 뭔가 자신 있는 것이 나왔을 땐 표정을 정색하며 제작진을 향해 ' 나, 홍반장이야. 몰라?' 이러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

차태현씨 팀을 보면 아주 왁자지껄 합니다. 차태현씨와 데프콘씨가 쉬지 않고 수다를 해주니깐 이런 분위기에 정준영씨도 계속 터져주고요, 그걸 또 놓치지 않고 차태현씨와 데프콘씨가 잘 살려주고 있지요.

예능은 곧 수다입니다. 일상적인 수다를 하는 과정 중에 유머가 터지고, 농담이 터지고, 방송될 수 있는 것들이 건져지는 거죠. 과거 이수근씨도 100개 던지면 그 중에 2~3개 건져 방송에 나갔다는 우스게 소리를 새겨 들어야합니다.

 

이런 장면에서도 '해를 보면 알아'라고 한 다음에,

 

김주혁 : 내가 허준이었을 때는 시계가 없었거든. (한숨) 그 땐 해를 보며 시간 계산을 했지.

김준호 : 뭔 소리여? 무슨 조선시대에서 살다온 사람처럼... ㅋㅋ 녹화 다녔으면서...

김종민 : 큰 형님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병원에 가봐야 하나?

김주혁 : 아이고. 그러고 보니 우리 모두 같은 김씨 종친이구만. 허허허!

김준호 : ㅉㅉ 이거이거 정상이 아냐. 큰 일인데...

 

뭐 이런식으로 설정꽁트를 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실 그냥 자연스러운 대화로 웃기는 것은 개그맨들도 매우 힘들어하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김주혁씨는 차라리 정극 배우셨니깐 그걸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설정 개그가 아주 잘 통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다른 멤버들에게 언질을 주시고요.

이 상황에서도요, 정말로 내가 낚이는 건가? 하는 기분이 들더라도 그 얘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알고 당하든 모르고 당하든 낚여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테니까요. 낚이는 거 같음 오히려 기회죠.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이런 멘트를 주면, 정말 낚는 몰래카메라였을 경우 산통 다 깨지 않을까요? 또 방송에서도 이런 멘트를 주니깐 김준호씨와 김종민씨의 멘트가 막혀버립니다. '아니에요, 형님' 밖에 할 말이 없는 거죠.

이럴 땐 이렇게 풀어갑니다.

 

김종민 : 형님이 제작진과 싸워주셔야해요. 정말이에요.

김주혁 : 그래? 음... 알았어. 아! 나 좋은 생각있는데... 우리 제작진 상대로 몰카 하나 할까?

김준호 : 몰카요?

김주혁 : 내가 정색을 하면서 이거 안 하고 그냥 서울로 가겠다고 난리를 칠테니깐 종민이는 막 당황을 해. 그리고 준호도 화난 척 하다가 내가 자리를 뜨면 좀 있다가 나 따라 오고...

 

이런 식으로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해서 몰카 작전도 짜고, 서로 속고 속이고를 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야합니다. 만약 몰카에 속으신다면 예전 김수미씨처럼 혼자 죽은 척이라도 연기를 해서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놀라게 만들던가요.

 

여기 보시면 데프콘씨도 충분히 표를 쉽게 잡을 수 있는데도 일부러 낑낑 거리며 간신히 잡는 척을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능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공식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오버'입니다.

뭐든지 오버해서 웃음코드를 찾는 것이죠. 조금 힘들면 엄청 힘든 것처럼, 조금 어려우면 엄청 어려운 것처럼, 뭐든지 오버해서 크게 크게 뻥튀기를 하는 겁니다. 맛이 좀 없으면 엄청 고통스러운 것처럼, 맛이 좀 있으면 엄청 맛있는 것처럼 오버 표정 연기를 하는게 예능의 가장 핫 포인트 되겠습니다.

여기서도 순간 데프콘씨도 얼어버리는데요, 마찬가지로 데프콘씨가 어니깐 정준영씨도 함께 얼어버립니다. 당황한 거죠. 이발소 아저씨가 못알아보니까요.

이 때도 데프콘씨는 이발소 아저씨에게 '저희도 방송에 엄청 많이 나오는 사람입니다..헤헤' 이런 멘트를 날렸어야죠. 그러면 아저씨가 '그래? 어디서 나왔남?' 이러면 열심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하면서 아저씨 기억을 찾아줘야합니다. 그렇게 해서 아저씨가 알겠다는 반응이 나오면 성공인 거죠. 이런 식으로 매 상황을 하나의 미션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예능이고, 1박2일의 목적이니까요.

아마 정준영씨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아저씨는 기억을 못할 겁니다. 그러면 정준영씨는 마지막에 가서는

 

정준영 : (자포자기하며) 저기, 저는요 그냥 요 옆동네 사는 청년이에요. 방송 촬영 있다길래 놀러온 거예요.

 

이러면서 일반인 코스프레를 합니다. 아저씨는 모르니깐 최소한 아저씨에겐 그저 일반인으로 보일 뿐이죠.  

이럴 때, 물이 등장 할 때도 설정 콩트가 가능합니다.

바로 허준의 한 장면이죠.

 

김주혁 : (허준으로 빙의) (물을 보면서 종민에게) 물이 다 똑같은 물이 아니다. 물에는 다섯 종류가 있다. (드라마 '허준' 장면 삽입) 우선 까나리는 벌칙 당첨을 위해 쓰이는 물이고, 두번째 소금물은 고통이 있더라도 참고 벌칙을 넘기 위해 사용하는 물이고, 세번째 그냥 맹물은 목이 마를 때 마시는 물이다. ㅋㅋㅋ

김종민 : 또 이 형님 허준 빙의됐네. 왔네, 왔어.

 

그리고 이런 김주혁씨 설정 놀이에 김주호씨는 처음엔 잘 장단을 맞춰주다가 김주혁씨 설정 놀이가 계속되면 그 때 짜증을 내며, '아, 이젠 그만 좀 해요. 허준 아주 지겨워 죽것네.' 뭐 이러면서 꽁트를 끝내주는 거죠.

큰 형님의 위치이기 때문에 사실 김주혁씨는 권위있는 모습을 보여야합니다. 무게감 있고, 진지하고, 마음이 넓은 것처럼 행동을 해야죠.

그런데 이런 무시(?) 당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런 경우 '에이씨!' 이러면서 화를 내는 건 좋은 언행이 아닙니다. 사실 이런 반전 상황도 얼마든지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상황인 거죠. 때문에 김주혁씨는 이런 상황에 대비한 아이콘 표정 을 하나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뭔가 당혹스럽거나, 할말이 없거나, 반전으로 굴욕적인 상황이 연출될 때,

눈을 하늘로 치켜뜨며 볼을 부풀려 한숨을 쉬는 것이죠.

언제나 이런 상황 땐 이런 표정을 짓는 겁니다. 하나의 아이콘화 된 표정인 거죠.

굳이 '닥쳐!' '에이씨!' "두고 봐!' '나 안 해!' 같은 일부는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멘트를 하지 않아도 표정 하나만으로 아주 많은 의미를 담게 됩니다. 그러면 제작진은 나중에 편집을 하면서 말풍선으로 적당한 멘트를 만들어서 삽입해주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극 배우시니깐 일부 작품에서 했던 연기나 대사를 최대한 잘 활용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미션과 음식 먹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오버하시고요.

예를 들어 까나리 같은 것을 먹게 되면 아주 리얼하게 진짜 토할 거 같은 구토 연기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 제작진과 멤버들, 시청자들은 순간 진짜 토하는 줄 알고 깜짝 놀라게 되죠.

여기에서 웃음 포인트가 터지면 계속해서 뭔가 못 먹을 걸 먹었을 때 아주 리얼하게 토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면 그 때마다 처음의 그 웃음 포인트가 계속 터지게 됩니다.

 

또한 김주혁씨의 캐릭터는 권위 있는 큰형님의 망가지는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굴욕적인 상황이나 망가지는 상황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보니깐 제작진은 출연자들을 위해 밑밥을 아주 잘 깔아주고 있습니다. 이 위에서 어떻게 놀아줄지는 결국 멤버들에게 달린 것이죠. 예능이니깐 항상 재미있게 한다는 자세로 임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