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이 너무 낮다.
이 영화는 평점보다는 재미있는 영화다.
꽤 완성도 있는 시나리오.
그리고 무엇보다 SF 특수효과가 아주 기가막히다. 현실감이 쩐다고 할까?
그런데 왜 평점은 이리도 형편 없을까?
이 영화는 미국이 처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맥스(맷 데이먼)는 전과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경찰 로봇의 검문을 받는다. 이 때 맥스가 농담을 던지자 로봇은 맥스의 팔을 부러뜨리며 제압을 한다.
이것은 마치 요즘 미국의 경찰권력을 보는 거 같다. 미국 경찰은 물론이고 시민들 조차 우범스러운 유색 인종에게 차별대우를 한다. 폭력을 행사하고 목숨까지 위협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공권력이 얼마나 인간미가 사라져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버려진 지구와 엘리시움은 미국의 빈부격차와 의료제도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돈이 없으면 치료받을 수 없는 사람들. 그것은 바로 미국의 가난한 일반 서민들이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그런 것을 느끼지 않더라도 이 영화는 꽤 재미있는 영화다.
이야기도 완성도 있고, 특수효과도 좋다.
하지만 몇몇 부분에서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우선, 그 엄청난 의료기기.
무슨 병이든 고친다는 그 환상의 의료장치는 왜 엘리시움에만 있을까? 엘리시움으로 보내지는 일하는 로봇과 지구인들을 관리하는 로봇들 모두 지구에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그 의료기기 몇 대 지구에 두고, 가난한 사람들 치료해줘도 되지 않을까? 물론 많은 돈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치료를 받는 상황이 되겠지만 의료기기를 만든 회사 입장에서 보면 엘리시움이든 지구든 돈벌이가 되는 건 당연하다.
또 하나.
무슨 병이든 완벽하게 고쳐낸다는 바로 그 신비의 의료기기.
심지어 수류탄 때문에 얼굴이 날아간 사람도 얼굴피부를 그대로 재생해준다. 그 정도로 신기한 능력을 가진 의료기기가 죽은 사람은 못 살린댄다. 사람에게 영원의 삶을 선사한 의료기기인데 죽은 사람은 못 살린다니? 이것도 좀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정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안 좋게 평가받는 건 결국 엔딩 때문이다.
엘리시움으로 가서 프레이 딸 아이도 고쳐주고, 주인공인 맥스도 병이 나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맥스는 자기 목숨을 포기하고 프레이 딸과 나머지 가난한 사람들을 구한다.
문제는 이젠 관객들에게 이런 영웅놀이가 안 통한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자기 희생을 하지 않는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나를 희생하기 보다는 내 이익이 우선시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니 영화 속 맥스의 행동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맥스가 자기 병도 고치고, 엘리시움의 대통령이 되는 설정이었다면 영화의 평가는 달라졌을 것이다.
또 크루거 역시 프레이에게 딸을 살려주겠다는 말을 먼저 하고 자신과 결혼해야한다는 조건을 먼저 말했으면 훨씬 현실적인 설정이 되지 않았을까?
훌륭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하지만 몇몇 부분에서 스토리라인이 좀 더 검토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엔딩은 더욱 그렇다.
관객은 영화 전체보다는 엔딩만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엔딩이 충격적일 정도로 재미있다면 그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될 확률이 높다. 반면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라도 엔딩이 별로면 관객은 재미없는 영화로 기억한다.
차라리 '디스트릭트9'의 2편이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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