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1.01.13 06:30

심형래 감독을 지지하는 분들을 일컬어 '심빠'라고 합니다만, 이런 분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지지 글을 보면 대부분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영화가 재미있다기 보다는 그의 장르영화에 대한 열정 그리고 미국 시장 진입에 대한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해주어야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애국심과 결부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분들의 이런 평가가 한참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왜 많은 분들이 심형래 감독과 그의 영화를 욕하는 것일까요?


- 영화의 정체성

우선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 영화'가 미국 시장을 진출한 것이 아닙니다. 심형래감독이 자신의 자본으로 미국인 배우와 스텝을 고용하여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이번 '라스트 갓파더'의 경우 심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헐리우드 시나리오 전문 작가까지 투입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말이 많은 겁니다. 과연 이 영화를 한국 영화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죠. 물론 감독이 한국인이고, 제작사는 한국이지만 실제 영화를 만드는 인력 대부분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영화의 국적을 미국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인 것입니다.

한 예로, 이런 식이면 헐리우드에서 영화 제작할 때 제작비 투자를 우리나라 회사에서 하면 그 영화가 한국영화인가요? 여기서 '라스트 갓파더'와 다른 점은 단지 감독이 외국인이라는 점입니다. 똑같이 한국 제작사가 미국에서 영화를 제작하는데 감독이 한국인이면 한국 영화이고, 감독이 미국인이면 미국영화인가요??  

때문에 영화의 정체성이 도마에 오르는 것이죠.


- 감독 능력의 문제

그 다음,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심형래 감독은 '돈'으로 감독 자리를 자기가 만든 것입니다. 솔직히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지요? 절대 심감독의 영화 만드는 능력이 좋아서 헐리우드에 스카웃 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러분들도 돈만 있으면 미국 가서 영화 만들고, 미국에서 개봉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홍콩 영화감독 오우삼은 그의 능력만으로 헐리우드에 진출한 감독입니다. 오우삼뿐만 아니라 능력을 인정받아 헐리웃에 진출한 감독과 배우들 많지요?
이런 게 대단한 거지, 자기 돈으로 미국인 출연하는 영화 만들어서 미국에서 개봉하는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의 몇몇 영화감독들은 외국의 유명 감독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존경심을 표하기도 하고, 영화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지요. (예를 들자면 박찬욱 감독이 있겠죠? 또 영화 '괴물'도 최근 미국 영화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었고요)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나라 영화인들의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에게 이러는 거 보셨나요?
괴수영화의 대한민국 계보는 영화 '괴물'이 만든 것이지, 절대 '용가리'가 아닙니다.
이미 헐리웃에선 93년도에 '쥐라기공원'이 개봉을 했는데 심감독은 99년까지 '용가리'퀄리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지요.
이것을 도전으로 봐줘야한다고요?

무슨 말씀을... 이미 1991년 터미네이터2에서 우리는 영화의 미래를 보게 됩니다. 바로 영화에 CG가 접목된 것입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저도 깨달은 사실을 심감독은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건 '도전'이나 '열정'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부족에서 온 부작용 아니겠습니까? 영화 제작에 있어서 지식을 배우려 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해결하려는 잘못된 고집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봅니다.

그러다가 심형래 감독은 '쥐라기공원(93년)'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됩니다. 처음으로 공룡 같은 괴수가 진짜 살아있는 것처럼 영화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워'의 CG 기술력은 대단하다고요? 과연 그럴까요?
이미 디워가 만들어졌을 당시 국내에도 많은 CG회사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회사마다 기술과 분야가 좀 차이가 있긴 했지만 내내 그런 영상 기술을 선보이는 회사였지요. 이런 회사가 약 10 여개 있었는데 영화나 CF에 들어가는 CG를 제작하는 회사들입니다. 컴퓨터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그것을 다룰 줄 아는 디자이너와 슈퍼바이저만 있으면 누구나 제작할 수 있는 영상인 거죠.

실제로 그런 기술을 습득하여 아예 헐리우드로 진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화 '트랜스포머' CG작업에도 한국인들이 참여했었다고 하지요?

한국에서만 히트하는 것은 애국이 아닙니다.
미국시장 진출이 애국이 되는 것은 바로 외화수입이 생기기 때문이죠. 가정에서도 돈을 벌어오는 가장의 역할이 가장 대단하듯이 국제간 무역에서도 세계 공통 화폐인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때문에 한국에서 아무리 히트하고 돈을 많이 벌어도 사실 그건 국내에 국한된 일일 뿐, 결국 심형래 영화가 진정한 애국 영화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히트를 해야한다는 공식이 나옵니다.

그런데 '디워'의 경우 미국에서는 재미를 못봤습니다.
만약 이렇게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손해가 나면 오히려 국부유출이 되는 겁니다. 가정으로 치면 지출만 있고 수입은 없게 되는 것이지요.

좀 더 쉽게 얘기하자면, 이번 '라스트 갓파더'의 경우 영화 제작비 120억 중 상당 금액이 미국 배우들과 스텝들 임금으로 지급되었을 거라 봅니다. 또 미국에서 촬영하는 비용도 들어갔겠지요.
때문에 '라스트 갓파더'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100억 이상의 수익을 내야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면 최소 본전치기를 하는 것이고요, 그 이상의 수익을 내야 수입이 되는 것이죠. 아, 그런데 미국에서 홍보비용은 빼먹었군요. 만약 홍보를 미국 배급사가 책임지지 않고 심형래 감독이 투자를 해야한다면 그 금액 역시 회수되어야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국내 흥행은 사실 상관이 없지요. 백만 관객이든 천만 관객이든 국내 관객은 외화 수입과 별 상관 없다는 뜻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라스트 갓파더'는 '애국'이 아니라 국부를 유출한 '매국'이 되는 겁니다. 영화 '디워' 때도 욕을 먹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쪽에 들어간 비용만큼 수입이 따라주어야한다는 얘기죠. 그래야 손해가 아니라는 계산인 겁니다.


- 도전과 열정이 심형래 감독의 미래를 밝게 한다???

많은 분들이 심형래 감독의 미국 시장 도전에 대해 그의 도전 정신을 높게 평가해야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 '괴물'은 당당히 미국 시장 도전해서 영화 히트도 하고 돈도 벌어왔습니다. 그런데 영화 '괴물'에 대한 평가는 '디워'만 못한 거 같네요.

과연 이렇게 도전하다보면 심형래 영화가 미국 시장에서 통하는 날이 올까요?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이미 CG같은 첨단 기술은 단지 영화 제작에 있어서 사용되는 하나의 표현 기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CG를 잘하는 회사들이 많이 만들어졌고, 기술력 역시 헐리우드 것만이 아니라 세계가 함께 공유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역시 '돈'만 있다면 국내의 CG회사에 의뢰하여 첨단 영상을 제작할 수 있으며 혹은 직접 배워서 그런 영상 제작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CG만 믿고 영화에 뛰어드는 것은 그다지 존경받을 일은 아닌 것입니다.

예전에 우리나라 영화 한 편 제작비가 1억 정도였는데 지금은 무려 100억이 넘어가도 놀라지 않습니다. '디워'는 더 엄청나게 들어갔다지요?
그만큼 영화 제작 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헐리우드 영화와의 경쟁은 그다지 대단한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하다보면 심형래 감독이 미국 시장을 장악하는 날이 올거라 믿고 계신 듯 한데요, 하지만 그건 착각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능력있다고 인정받은 영화 감독들은 처음부터 '떡잎'을 빛냈습니다. 첫 영화 혹은 초창기 영화라도 두각을 나타냈었지요. 혹여 크게 히트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평단이나 전문가들로부터 혹은 관객으로부터 가능성의 '기대'를 받기는 했습니다. 재능이 느껴졌단 얘깁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영화감독도 있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그랬지요? 첫 영화에서 크게 실패한 그는 외국으로 가서 더 많은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와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심형래 감독은 이 둘 다 아닙니다.
영화 제작에서 연출이나 시나리오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전문적인 공부를 더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분명 기획력은 최고입니다. 또 열정 또한 대단하지요. 만약 그것으로 국내의 다른 감독과 작가를 등용한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디워'도 미국에서 대박을 내서 엄청난 수입을 거두지 않았을까요?

사실 영화라도 감독이나 연출이 여러 명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총지휘만 하는 경우도 있지요. 또는 조지 루카스처럼 제작자로만 물러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은 직접 연출을 고집합니다. 바로 이게 문제인 것이죠. 안타까운 부분이고요.
그는 절대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없고, 그럴 가능성이 없는데 자기 스스로를 믿고 도전을 한다는 것입니다.


- 그럼에도 심형래 감독을 인정해야하는 부분

그럼에도 우리가 그를 인정해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국내에서 척박한 '장르 영화'를 고집한다는 것입니다. 괴수영화라던지, 슬래스틱 코미디 영화 제작에 뛰어든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영화배우 정진영씨도 인정을 하더군요. 장르 영화에 대한 심감독의 도전과 그의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은 존중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이런 리플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번 '라스트 갓파더'를 본 어느 관객분은 영구에 대한 향수를 느끼기 위해 이 영화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후회가 없다고 하더군요. 이 역시 관객의 선택이 존중되어야하는 부분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 평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영화의 재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편집 완성도는 높아졌을지 몰라도 시나리오와 감독이 만들어내야하는 영화 자체가 가진 재미는 '아직'이라는 평가인 것이죠.

그런 면에서 진중권 교수의 '불량품' 발언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그는 영화 '디워'에서 그 어떤 긍정적인 징후도 느끼지 못한 것입니다.


- 그럼에도 심형래 감독이 욕을 먹어야하는 이유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미국인 배우와 스텝들과 작업한다면 좋다 이겁니다. 그래서 국내 영화인력의 발전이나 취업률 같은 거에 도움 안 줘도 좋다 이겁니다.
하지만 단지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말라는 것이죠.

미국인들과 작업하면서 제작비 120억의 상당 금액을 미국에 주었으니 미국에서 최소한 그 이상을 벌어오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심형래 감독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의 잘못된 '고집'이기도 한데요. 미국인 관객들이 '자막'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외국 영화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심형래 감독이 미국인 배우들과 작업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건 매우 잘못된 인식입니다.
자막이 들어간 유럽영화나 한국 영화가 미국에서 성공하기도 합니다. 흥행하는 것이죠.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에서 방영되는 미국 드라마처럼 영어대사로 더빙을 하기도 합니다.

즉, 자막과 영화의 흥행에는 별 상관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심형래 감독은 '미국 배우'를 고집합니다. 미국 흥행의 필수 요소라는 것이죠.


우리 영화가 발전한다는 것은 우리의 배우가 나오고, 우리의 스텝과 기술진으로 만들어진 영화 아니겠습니까? 영화라는 산업은 많은 인력이 참여하는 종합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배우들과, 미국 스텝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과연 우리 영화라고 봐야할까요? 또 우리 영화 발전으로 편입시킬 수 있을까요? 단지 CG와 심형래 감독 뿐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의 능력이 가진 국제적 경쟁력은 없다고 보여지며, CG 역시 '디워'와 라스트 갓파더'는 우리 기술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일반화 되고 있지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은 CG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심형래 감독이 우리나라 장르 영화에 기여한 공로는 무엇일까요??
미국 시장 진출? 하지만 심형래 감독 뿐만 아니라 이미 그 전부터 우리나라 영화와 감독들이 진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몰랐을 뿐이죠.
아직 미국에서 크게 히트하지 못해 벌어오는 외화도 없으며, 우리나라에 고급 제작 스텝 인력을 키운 것도 아니고, 배우들 역시 없습니다. 만약 심형래 영화가 미국에서 히트한다면 단지 심형래라는 사람만 유명해지고 돈을 버는 것이지, 우리나라 영화계에 도움을 준 것은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나마 심형래 감독이 자랑하는 CG기술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굳이 영구아트무비를 통하지 않고도 고퀄리티의 영상을 제작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투자하여 그런회사를 만들어도 될 정도지만 그럴 필요가 없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그런 CG회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죠. 스필버그나 카메룬 같은 감독들이 대단하다고 인정받는 이유는 그런 회사가 없는 시절에 그런 CG회사를 최초로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지요. 이미 국내와 미국에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심형래 영화가 성공하면 유명해지는 것은 심형래 감독 뿐이고, 부자가 되는 것도 심형래 감독 뿐이네요.

과연 그의 미국 시장도전이 무슨 공적인 의미가 있어서 많은 관객들이 그의 도전과 열정을 '애국'으로 연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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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1.01.13 09:24 신고  Addr  Edit/Del  Reply

    누가 심감독님 영화를 애국에 비유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오류가 있는 것이 CG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하우가 중요한 것입니다. 동일한 툴을 쓰면서도 왜 그렇게 CG의 수준이 차이가 나는 지 생각해 보신적 없으신지요. 노하우란 것이 만들어 보면서 늘어 나는 것이라 많이 그 기술을 써보아야 하는 데, 영화의 흐름이 비싼 CG보다는 액션 촬영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 쓸 여건도 않되고, 가끔 있는 CG는 이상하게 도저히 두눈 뜨고는 볼수 없는 수준이란 것이 문제 입니다.